내 아이를 바꾸는 아빠의 말, 김범준

2024. 11. 29. 09:46문장 수집

여자는 ‘이 남자가 최고일까?’라고 고민하지만, 남자는 ‘이 결혼이 최선일까?’라고 고민합니다.

양육의 기술이란 아이에게 삶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 일레인 헤프너     

아이들은 저와 ‘서술형 주관식’으로 대화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단답형 주관식’ 혹은 ‘객관식’으로 말해왔습니다.

“저는 의사가 되어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어요!”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어떤 ‘직업’이 아닌 그 직업이 갖는 근본적인 ‘가치’와 그것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을 아이가 말하도록 도와주는 것, 이게 바로 진정으로 아빠가 아이에게 해야 하는 ‘미래말’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이 되어라!”라는 저급하고 단기적인 욕구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한다”라는 과정 지향적이고 장기적인 꿈을 꾸게 하는 ‘미래말’을 아이들과 해보는 게 어떨까요?

“우리 아빠들의 행복한 삶을 뒷받침하는 것은 47세 무렵까지 만들어놓은 아이와의 관계, 아내와의 관계, 부모와 친척과의 관계, 그리고 그 이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다!”

이렇게 아이와 레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겁니다.

‘행복의 조건’에 관해 연구를 하던 미국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에 의하면 행복한 삶을 뒷받침하는 것은 47세 무렵까지 만들어놓은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꿈은 ‘단어’가 아니라│‘문장’으로 말해야 한다

“남자들이 그린 그림은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전거의 핵심을 잡아 비교적 훌륭하게 완성했다. 이에 비해 여자들이 그린 자전거는 조금 엉성해 보인다. 부분만 그리다가 완성하지 못한 그림이 대부분이고, 특이하게 사람까지 그린 그림이 있다. 어떤 것은 이런 자전거를 과연 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괴하다. 남자의 뇌는 사물의 전체적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을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에 비해 여자의 뇌는 전체적 특징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는 한 부분만 보는 경향이 있다.”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아이의 사생활》, 지식채널, 2009)

“숙제는 했니? 숙제부터 하고 놀아야지.” (×) “지금 열심히 숙제하고 놀아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단다.” (○)

만약 아내가 아이와 지엽적이고 근시안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면 아이에게 조용히 다가가 인생의 큰 그림을 제시하는 말을 해주세요.

우리 아빠들은 아이의 머릿속에 무엇인가를 집어넣으려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아이가 가진 것을 뽑아내려는 사람인가요? 더 나아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관해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생각을 주입하는 사람인가요?

“주말이나 방학 때 갈 곳이 없으면 대학교에 갑니다. 요즘 대학교에는 캠퍼스가 정말 잘되어 있어요. 주차비는 나오지만 그깟 주차비가 문제인가요. 어느 대학교의 법학관 앞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쉽니다. 일요일인데도 책을 가득 들고 도서관에 가거나 벤치에 앉아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느끼는 게 많은 것 같더라고요. 일요일에도 구내식당이나 매점, 심지어는 맛있는 커피가 있는 카페가 모두 문을 여니까 반나절 편하게 쉬다 오기 좋습니다. 아이들과 동물원이나 놀이동산에 가는 것도 좋지만 대학교에 ‘놀러’ 가시기를 ‘강추’ 합니다.”

“너는 정말 용감해!” (×) “너는 이순신 장군처럼 용감해!” (O)   “너는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날을 만들 수 있을 거야!” (×) “너는 방정환 선생님처럼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날을 만들 수 있을 거야!” (O)

이 책을 읽는 아빠들, 지금 당장 아들딸에게 가서 아빠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지 물어보길 바랍니다. 현재 당신이 아빠라는 지위에서 아들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한 방’에 알 수 있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앞으로 아이들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아이  아빠, 나 받아쓰기 100점 맞았어요! 아빠  정말? 어떻게 100점을 맞은 거야? 열심히 공부했네! 아이  잘했죠? 아빠  그럼! 아이  (미소) 아빠  자, 상을 줘야겠네. 아이스크림을 사줄까? 고무 딱지를 사줄까?

이렇게 부정적인 질문으로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지 마세요. 위의 말을 다음과 같이 바꿔봅시다.   “학교에서 너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많니?” “어제 제일 재밌던 일을 아빠에게 말해주렴.” “선생님이 잘해주시지?”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지?” “네가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는 어릴 때부터 부지런했대. 너도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아이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당당히 아빠를 설득하도록 ‘훈련’을 시키는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말도 안 되는 아이의 요구를 모른 척하고 싶지만, 결국 제 아이니까요. 아이가 세상에 나갔을 때 사람들과 타협하고 그들을 설득할 수 있게 어릴 적부터 협상력, 설득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이때 아빠는 ‘긍정말’로 아이의 협상력, 설득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말이 무엇이든 함부로 부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부정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조건 아이의 요구를 들어준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이의 말에 ‘단답형으로’ 부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아이의 설득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조기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바로 우리 아빠들이 해야 하죠. 아빠는 아이가 설득해야 할 대상입니다.

아이를 설득의 달인으로 키우기 위해서 때로는 적당한 때에 설득을 당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긍정의 기운을 가득 담아 아이와 대화를 하며 아이가 나름대로 적절한 이유를 대거나 약속을 지키면 아이에게 설득을 당해주세요.

1.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듣고 싶은 말을 아는가? 괄호 안에 하나만 적어보자. (주관식)

과정말 결과가 아닌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 초점을 두어 격려하는 아빠의 말.

아무것도 질문하지 않고 아빠가 아이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아이를 정말 사랑한다면 일단 질문하세요.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생각하는 힘이 생기고, 사막과 같은 인생의 첫걸음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아빠는 아이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도록 조언해주는 나침반이 되어야 합니다. ‘나침반 아빠’는 ‘과정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어느 학원에 가서 몇 점의 점수를 받는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엄마의 영역이라면, 그것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들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해주는 건 아빠의 영역입니다.

‘과정말’의 핵심은 아이에게 선택의 권한을 주고, 그 선택에 대한 결과까지 반드시 아이가 책임지게 하는 겁니다. 삶은 선택이요, 그것에 대한 책임은 각자의 몫입니다.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지? 편하게 시험 보면 된단다.”

아빠는 늘 침착해야 합니다. 침착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속된 말로 침착한 ‘척’이라도 해야 합니다. 그게 아빠입니다. 게다가 아빠의 목소리는 침착말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아이들이 작은 실패에도 힘들어하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겪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입니다. 세상과 부딪치며 느끼는 불안의 경험이 적기 때문에 쉽게 좌절하는 겁니다. 

아빠는 아이의 불안을 없애주는 존재가 아니라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불안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어. 이겨내면 되는 거야. 방법이 있어. 불안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아이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이 아프지? 아빠도 예전에 팔이 아픈 적이 있었는데 조금만 참고 견디니까 괜찮아지더라. 아픈 팔을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금방 나을 거야. 아빠가 병원에 데려다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참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팁 2가지를 알려주겠습니다. 첫째, 쓸데없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해외여행을 다니지 마십시오. 나중에 커서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최소한 중학생, 일반적으로는 고등학생 정도는 되어야 해외여행에 다녀온 것을 기억합니다. 괜히 돈 낭비하지 마시고 국내여행을 다니세요. 둘째, 아이가 버릇없는 행동을 한다면 매를 드십시오. 단, 10살 이전까지만 매를 들어야 합니다. 그 이후에는 아이가 감정적으로 삐뚤어질 수가 있습니다. 물론 시도 때도 없이 매를 들면 절대 안 됩니다. 1년에 한두 번, ‘임팩트’ 있게 혼을 내세요. 정신이 번쩍 나게!”

지금은 아빠의 출퇴근에 관심 없는 아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집안의 가장인 아빠에 대해 무관심한 아이가 선행학습으로 영어를 조금 더 잘한들 그게 자랑스러운 일일까요?

“이런 행동을 보면 아빠는 마음이 좋지 않단다. 다시 이렇게 하지 말자. 약속하자.”

“아빠가 혼을 내서 마음이 좋지 않지?”

아빠부터 아이에게 있어 전혀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대형 상점에서 노트북 구경은 잠시 미루든가, 아이와 있을 때 정말 봐야 하는 프로야구 경기가 있다면 화장실에 숨어서 시청을 하든가, 아이스크림은 모두 잠들었을 때 혼자 먹든가 하는 정도의 자제력은 있어야 합니다. 아빠 스스로 ‘그런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유혹에 약하다고’ 질책하는 것은 ‘엄격말’이 아님을 잊지 마세요.

아이가 자다가 이불에 소변을 봤을 때 “아빠도 어렸을 때 이불에 오줌 싸서 많이 혼났어.”

아이가 받아쓰기 시험을 못 봐서 주눅이 들었을 때 “아빠도 받아쓰기가 어려웠어. 0점 맞은 적도 있었지.”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는 밤에 “천둥이 치니까 무섭지? 아빠도 무서운데, 오늘은 아빠랑 같이 자는 게 어떨까?”

“아빠 책 정리하는데 같이 했으면 좋겠어.” “아빠 좀 도와줄래?” “아빠가 몸이 안 좋은데 동생 공부하는 거 봐줄래?”

가족을 위해 노새처럼 일하는 아버지의 분투를 소설가 박범신은 ‘치사함 견디기’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아버지란 존재를 ‘가장의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직장에서 크고 작은 굴욕을 견디고 있는데, 아내와 자녀들이 자신을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로만 대하자 절망을 느끼고 가출한 사람’으로 나타냈다고 합니다.

1. 다음 중 ‘공감말’로 적당한 것은 무엇인가? (     ) 가. “너를 생각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나. “아빠는 너를 믿어! 너는 내 아들이니까.”

3. 다음 중 ‘공감말’로 적절한 것에는 ○, 적절치 않은 것에는 ×를 해보시오.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는데!” (    ) “내가 얼마나 힘들게 번 돈인 줄 알아?” (    ) “네가 이걸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아빠는 묵묵히 응원해줄게.” (    ) “아빠가 몸이 안 좋은데 동생 공부하는 거 봐줄래?” (    )

사실 그냥 말로 해도 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물어보니 격려와 칭찬을 포스트잇에 적어 ‘메모말’로 해주면 기분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면 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어서 꼭 해야 할 말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이는 아빠가 직접 쓴 글씨를 보며 아빠의 마음까지 읽으려고 노력할 겁니다. 단지 몇 마디의 짧은 글에 불과할지라도 손바닥보다 작은 포스트잇에 쓰여 있는 손글씨에서 아빠의 사랑을 느낍니다.

모든 행동은 보통 21일간 반복・지속해야 습관으로 굳어진다고 합니다. 눈 딱 감고 3주 만이라도 매일 1장씩 메모를 써서 아이와 커뮤니케이션하겠다고 다짐해봅시다.

형식은 질문형으로 해주세요. ‘메모말’ 10개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그중에서 1~2개 정도는 ‘임팩트’ 있는 질문 형식으로 쓰는 겁니다. 질문형 메모는 아이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주말에도 받아쓰기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아빠는 놀랐단다. 힘내자!”

“시험이 어려웠지? 걱정하지 마. 다음에는 더 잘 볼 수 있을 거야. 아빠가 도와줄게.”

“있는 그대로의 네 실력을 보여주면 돼. 아빠는 지금까지 너의 모습으로도 만족한단다.”

“힘들었지? 아빠에게 말해줘서 고맙다. 아빠가 이제 도와줄게.”

가족은 ‘식구’입니다. 식구(食口)란 입을 크게 벌려 함께 먹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가족과 함께 밥을 먹지 않는 아빠는 식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어느 가장은 가훈을 ‘같이 밥 먹자’로 정했습니다.

언제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와 관심사를 공유하며, 아이에게 칭찬과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바로 식사 시간입니다. 아이와 함께 밥을 먹으며 아이를 관찰하십시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고, 최근에 힘들었던 일에 관해서도 알아내세요.

한번 아이에게 세심하게 물어보세요. 그저 “요즘 재미있는 게 뭐니?”라고 물어보지 말고, “요즘 로봇을 많이 가지고 놀던데, 네가 가장 좋아하는 로봇이 뭐니?”라고 물어봐야 합니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과 공간이 바로 식사 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이때 해야 하는 말이 바로 ‘식사말’입니다.

‘식사말’을 할 때는 칭찬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되도록 좋은 말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아이가 재미있는 말을 하면 “밥알 튀어, 이 자식아. 어서 밥이나 먹어!”라고 면박하지 말고 소위 ‘오버 액션’을 하면서라도 “와, 정말 웃기다. 그거 누구에게 들은 거니? 또 다른 재미있는 얘기는 없니?”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요?

“어제 받아쓰기 1개 틀렸다면서? 잘했어!” “야, 이제 당근도 잘 먹네? 키가 쑥쑥 크겠는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 아빠가 무엇을 도와줄까?”   아이에게 이렇게 칭찬을 하면 식사 시간이 즐거워지고, 아이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랄 것입니다.

아이가 가진 단점은, 집 밖에서 늘 지적받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집 안에서는 되도록 장점을 말해주고 칭찬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성급하게 고치려 든다면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늘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의 장점을 먼저 찾아주고 확장시켜 준다면, 아이는 단점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가진 행복한 아이로 자라날 것입니다. (명로진,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북스토리, 2011)

‘식사말’은 아이의 단점을 드러내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장점을 찾아 말해주고 격려하며 칭찬하는 즐거운 시간이 아이에게 행복감을 안겨줄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세상으로부터 차츰 상처받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아빠들까지 아이 마음에 상처를 주면 되겠습니까? 아이에게 서운한 점을 말하려고 애를 쓰지 마세요.

아빠인 당신이 잘 못했던 것을 말해주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아이에게 말해주세요. 아빠도 한때는 고민과 시련이 많았던 사람이었음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나도 아빠처럼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다짐하며 다시 한 번 힘을 낼 겁니다.

아이와 아내 모두 화가 나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누가 잘못했고 잘했는지 판단을 내리지 마세요. 그저 ‘한 박자 쉬고’ 아이와 아내가 답답한 이유에 대해 공감해주면 됩니다.

‘아빠 효과(effects of father)’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의 육아 참여가 높을수록 아이의 자아존중감과 정서가 발달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놀러 갈 때는 최선을 다하고, 집에 와서는 늘어져서 다시 아이에게 무관심해진다면 차라리 아이와 손 붙잡고 운동장 30분을 걷는 게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축구는 귀찮고, 줄넘기는 흥미가 없다고요? 그럼 그냥 맨손으로라도 아이 손 붙잡고 나가세요.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가도 좋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가서 아이에게 말하십시오.  “뛰어놀자!”

아이와 아빠가 함께 놀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쉬운 게 바로 뛰는 것임을 잊지 마세요. 최근 유행하는 게임을 몰라서,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가 누군지 몰라서 아이들의 놀이에 소외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운동장을 뛰는 것 정도는 아빠도 잘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도 한때입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3~5학년만 되도 귀찮다고 뛰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아이가 뛰고 싶어하는 지금 당장 “뛰어놀자!”라고 말하십시오.

‘놀이말’은 온 가족이 총출동하여 손에 손잡고 걷고 뛰면서 말하자는 게 아닙니다. 아빠와 아이 사이에 단절된 유대 관계를 회복하자는 겁니다. 따라서 아이와 운동장을 갈 때에는 아내와 함께 가지 말고, 아이와 단둘이 가세요. 이유는 간단해요. 아내와 당신, 아이가 함께 나가면 아내와 당신 중 1명은 대화에 끼지 못하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릴 겁니다. 운동장이라는 곳이 축구 골대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앉아 있을 의자가 전부잖아요. 이런 환경에서 다 같이 운동장에 가면 결국 아이와 운동장을 걷고 대화하는 건 엄마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아이와 단둘이 나가서 걸으세요. 그리고는 아이가 아빠에게 하는 말에 귀 기울이세요. 아이의 눈을 쳐다보고 머리를 쓰다듬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렇게 ‘아직은’ 아빠를 좋아하는 아이, 그 아이가 먼저 아빠에게 말을 걸어오는 짜릿한 순간을 즐기길 바랍니다.

우리 아빠들, 다리에 힘 풀리기 전에 아이를 업어봅시다. ‘업자말’이야말로 아이가 바라고 원하는 아빠의 말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의 안정된 정서와 바른 인성은 업어주고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5분도 채 안 되는 순간에 형성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안아주는 존재라면, 아빠는 업어주는 존재로 남는 것도 괜찮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얼굴을 마주 보고 다정하게 감성을 키워나가는 사람이라면, 아빠는 아이에게 듬직한 어깨를 빌려주면서 신뢰와 안정을 주면 됩니다.

늘 단답형으로 끝나는 아이와의 대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는 우리 아빠들. 얼굴 보고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제부터 아이를 업어주세요. 엄마의 품에 비해 아빠의 등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스틸 박사는 “10대들이 일으키는 각종 문제 역시 유아기 아빠와의 신체 접촉 결핍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한번 말없이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와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랑을 담은 스킨십은 유대감을 강화하고 진심을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아빠와 아이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목욕 시간입니다.

자신의 몸을 생각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아빠들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보다 더 소중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취침말’을 시작하세요.

어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종교를 가진 사람이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보다 더 기쁨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목사님의 설교나 스님의 설법을 듣고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간 자체가 행복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더 이상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도록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아이를 미워하면 아이의 마음은 서서히 무너져 갈 것이며, 자기 자신을 증오하면 자신감은 사라지고 몸은 파괴되어 갈 것입니다. 말의 힘은 무한한 창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달라집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삶이 불행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 첫 시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고 존중해주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존중해주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받는 사람이 됩니다. 아이에게 해주는 긍정과 행복의 ‘취침말’. 아이도 살리고, 아빠인 우리 자신도 살리는 특효약이 아닐까요?

1. 사랑해, 괜찮아, 고마워. 2. 아빠가 좋아하는 거 알지? 3. 오늘 힘들었니? 내일은 더 잘 될 거야. 4. 우리 아들, 멋지다. 5. 친구들과 재밌게 지냈니? 6. 아빠는 널 믿는단다. 7. 너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8. 아빠는 언제 어디서나 항상 네 편이란다. 9. 건강한 아이로 자라나거라. 10. 좋은 꿈꾸렴.

하루에 딱 10분! - ‘미래말’, ‘긍정말’, ‘과정말’, ‘침착말’, ‘엄격말’, ‘공감말’ 중 하나를 선택해서 대화한다.   • 일주일에 딱 1시간! - ‘식사말’을 한다.   • 일주일에 딱 30분! - ‘놀이말’을 한다.   •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매일! - ‘취침말’을 한다.   • 매일 1장씩! - ‘메모말’을 한다.

혹시 이 책을 집어든 당신의 아이가 이미 중학생이라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마 10배, 100배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의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의 아이라면 행운을 잡은 겁니다. 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합니다.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아빠말’로 아이와 대화하십시오.

이제부터라도 우리 아빠들은 아이가 이루어낸 결과만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해 아낌없이 격려를 해줍시다. 예를 들어 시험 성적이 나오면 점수만 칭찬하기보다 공부를 하는 과정에 힘을 실어주는 아빠가 되는 거예요.